좋은 환경이 우리를 치유합니다희망편지 106호   발송일: 2020.03.19

사회를 보면 막막한 면이 많지만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적인 구조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고대 유적지의 유물과 유골들을 분석하는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고대 인류의 15% 정도가 타인에 의한 폭력 때문에 숨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전쟁이었던 1차, 2차 세계 대전에서도 전쟁에 의한 사망률은 3% 정도라고 하니 과거 고대에 살던 사람들은 늘 다른 나라나 부족에 의한 폭력과 억압에 시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부족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적이었을 것입니다.

사회가 계속 발전하면서 부족에 대한 개념이 없어졌고 본능에 의지하던 생활은 이성이라는 인간 고유의 생각영역에 의지하면서 나름대로 평화로운 시절을 보내는 편입니다. 또한 인간이 보호하고 공존해야 될 영역이 과거에는 가족이나 부족이었다면 현재는 가족, 국가, 인종에서 모든 인류로 더 나아가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이나 식물에까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인류는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과거보다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자신에게는 좋은 환경을 만들지 못하여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놀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깁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그들은 '쉼'에 대해서는 인색하기만 합니다. 일이 가져오는 피로와 고통은 외면한 채로 시간을 보냅니다. 투잡을 하는 제 친구는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저녁 7시부터 대기업의 커다란 물류 창고에서 짐 나르는 일을 합니다.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일을 합니다. 홀로 사는 노모와 아이 둘을 키우는 가장의 어깨가 너무나도 무겁습니다.

이런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 중에는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로 이사를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골에서의 유유자적한 삶은 각박한 도시에서의 생활보다 더욱 여유롭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 큰 결심을 하고 귀농이나 귀향을 하는 것입니다. 예전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 시기에는 모두들 도시로 이사하여, 어디 공장이라도 취직하여 새로운 꿈을 꾸었지만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의 산업화와 함께 경제적 성장을 이루고 보니 다시 지방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세상이 돌고 도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특히 시골 구석구석에도 인터넷이 연결 되어 있고, 또 대부분의 사무적인 일처리는 컴퓨터로 하기 때문에 도시와 시골의 구분이 모호해 지기도 합니다. 도시에서 하던 대부분의 업무들을 지역에 관계없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초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며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환경으로 돌아갑니다. 더구나 병마와 함께 투병하던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변화가 치유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강원도나 지리산 주변에서는 "암환자 쉼터"라는 간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암환자들이 이주하여 사는 집들도 많이 있습니다. 암을 진단 받은 많은 사람들이 좋은 환경을 찾아서 시골로 거처를 옮겨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바로 실행에 옮기고, 어떤 분들은 좋은 곳에 위치한 요양소를 찾아서 그 곳에서 기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좋은 물과 좋은 공기만을 찾아서 시골로 가게 된다면 심리적으로 더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기기도 합니다. 급작스런 환경의 변화는 적응을 필요로 하는데 몸이 아픈 상태에서 또 다른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시골의 생활은 도시보다 고독한 생활일 수 있는데, 성격적으로 외로움이나 고독을 잘 견디어 내지 못하는 사람이면 이러한 시골 생활로의 변화가 더욱 좋지 않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옮기기보다는 자신의 성격이나 가족의 의견, 경제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를 먼저 점검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좋은 환경이란 좋은 물과 신선한 공기가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 변화와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개개인이 중요합니다. 사회의 구성원이 좋은 환경으로 변하면 사회 또한 좋은 쪽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암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암에 걸렸으며 세상 또한 치유와 돌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모두들 자신의 피곤함을 돌보지 않고 학업이나 일에 대한 성과만을 중요시 합니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극도의 피로에 노출되어 있으며, 끊임없는 경쟁과 자기계발을 통해서 나은 삶을 영위하고자 자신의 몸과 마음은 돌보지 않습니다.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내 몸이나 마음이 전하는 극도의 스트레스나 피로감을 외면하게 됩니다.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라고 하지만 그런 두려움이 우리를 몰아붙여 건강을 잃고 생존을 위협하게 만듭니다.

이런 사회적 요구를 내려놓으면 치유를 위한 환경이 내면에서부터 생겨납니다. 치유를 위한 스스로의 작업이 선행된 후 좋은 자연환경을 찾아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환경은 매우 중요한 치료의 요소 중 하나입니다. 다만 그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은 나, 스스로이며 내가 속해 있는 사회입니다.

한 사람이 강원도 바닷가를 거닐다가 쓰레기를 발견하고는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눈앞에 보이는 쓰레기를 치우려고 시작해서 간단하게 끝날 일인 줄 알았는데 바닷속을 보니 한도 끝도 없는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그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마을 주민들이 쓰레기 치우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며칠이고 계속 쓰레기를 치우던 그 사람은 알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쓰레기가 줄지 않고 계속 쌓이는 것이 주민들 말처럼 관광을 온 외지인들이 버린 것보다 그곳 사람들이 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결국 떠나지 않고 계속 쓰레기를 치우는 그 사람이 껄끄러웠던 동네 사람들은 그의 앞을 가로막고 치우지 말라고 시위를 하였습니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쓰레기를 버릴 권리는 없지만, 쓰레기를 주울 권리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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