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이뤄 낸 사람들희망편지 57호   발송일: 2019.10.01

30년 쯤 전에 미국에 론 우드로프라는 에이즈환자와 희귀병에 걸린 다섯 살짜리 로렌조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이 살았습니다. 그 젊은이와 어린이는 혁명적인 투쟁의 삶으로 후대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우드로프가 앓았던 에이즈는 희귀한 병이었을 뿐만 아니라 발병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에 이르는 아주 끔찍한 병이었습니다. 또 로렌조라는 이름의 다섯 살짜리 아이가 걸린 “부신 백질 이영양증”이라는 어려운 이름의 병은 인구 10만 명에 한 명 정도가 걸리는 극히 드문 희귀병입니다.

30년 전 이 두 사람이 에이즈와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라는 병을 앓게 됨으로써 그 후에 같은 병에 걸리는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구하게 됩니다. 지금은 에이즈에 걸렸다고 하여도 당시처럼 몇 달 혹은 몇 년 만에 사망하지 않으며 만성질환처럼 관리를 잘 해야 하는 병으로, 소년 로렌조가 앓았던 ALD는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드로프는 전기기술자로서 문란하지만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면서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병원 의료진은 아직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약 한달 정도 더 살 수 있다는 말을 합니다. 동성애자들이 걸리는 병으로 알려진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시 에이즈를 치료하는 신약이 임상시험 중이었는데 병원 청소부를 매수하여 약을 몰래 빼돌려 복용합니다. 그 약의 이름은 아지도티미딘(Azidothymidine) 이며 줄여서 AZT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약을 훔쳐서 배달해 주던 병원 청소부가 더 이상 약을 구할 수 없다며 알고 있는 의사를 소개 시켜 줍니다. 그 의사는 미국에서 추방당하여 멕시코에서 조그마한 주택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던 우드로프는 멕시코에서 돌팔이처럼 생긴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 하고 치료를 받으며 커다란 충격에 빠집니다. AZT라는 약이 에이즈를 치료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또한 자신의 생활 방식이 자신을 망쳐왔다는 쓴소리를 합니다.

그리고 그 의사에게 치료를 받으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몸의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멕시코 의사가 에이즈 환자에게 처방한 내용은 별다른 게 없습니다. 마약과 AZT라는 약을 끊으라는 것과 비타민, 아연, 알로에, 필수 지방산등 몇 가지 영양제뿐입니다. AZT라는 약 덕분에 지금껏 자신의 생명이 연장되고 있다는 믿음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리는 순간입니다. 미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 흔히 FDA라는 국가 조직과 제약회사의 검은 거래를 통해서 새로운 약이 세상에 나오고 그 약은 에이즈 환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몸을 망가뜨려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멕시코에서 희망을 본 우드로프는 그 병원에서 판매하는 약품들, 사실은 영양제나 식품 등을 차에 한 가득 싣고 미국으로 옵니다. 그리고 그 약들을 에이즈 환자들에게 판매합니다. 병원의 에이즈 환자들은 이제 병원 밖에서 우드로프에게 치료를 받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치료라기보다는 우드로프가 멕시코에서 가져온 영양제와 식품들을 구입해서 먹는 일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훨씬 좋은 상태로 호전 되지만 FDA와 병원, 그리고 제약회사의 커다란 권력 앞에서 우드로프는 에이즈환자들에게 약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뺏기게 됩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단지를 만들어서 FDA와 제약회사 그리고 병원의 검은 관계를 폭로 하는 일과 에이즈를 올바르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많은 환자들이 뭉쳐서 자신들의 치료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합니다. 법원에도 호소하였지만 패소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의료계의 변화를 외치며 투쟁하였습니다. 거듭된 투쟁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멕시코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간단한 영양제와 “페티드T”라는 약을 허가합니다. 이 약들은 우리의 면역력을 올려서 몸 속 HIV바이러스 통제하여 에이즈 환자를 평상시처럼 유지시켜 줍니다.

병원에서 30일 동안의 시간을 선고 받았던 우드로프는 무려 2,557일을 더 살고서 1992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떠난 뒤 미국 의료계는 저용량의 AZT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환자에게 맞는 칵테일 약물요법을 시행함으로써 에이즈 치료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를 갖게 됩니다.

소년 로렌조의 이야기는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이루어낸 커다란 의학적 성과입니다. ALD라는 이름의 병은 엄마의 유전자로 인해서 남자 어린이에게 발병하는 유전병입니다. 뇌에 포화 지방이 쌓여 뇌기능을 마비시키는 병인데 로렌조가 그 병을 걸리기 전까지는 고칠 수 없는 병이었지만 로렌조가 그 병에 걸리면서 이제 ALD 우리말로 “부신백질이영양증”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 병이 되었습니다. 로렌조의 부모가 아들의 아픔을 지켜보면서 만든 로렌조기름 때문입니다.

그러나 로렌조의 부모가 아들의 병을 고칠 수 있는 기름을 만들었을 때 이미 로렌조의 뇌는 많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있지만 손상된 뇌를 살리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이 기름은 초기에 사용하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병을 진단 받은 수많은 아이들에게 사용되어 생명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미국 FDA는 이 기름을 치료방법으로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여 많은 비용이 들며, 우리나라도 이 기름을 수입하지만 매우 고가이고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 두 사람의 놀라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 합니다. 앞으로 의학과 의료시스템 그리고 국가가 아픈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되는지를 명확히 알려줍니다. 의학은 환자를 위해서 존재해야 하지만 현실은 병원이나 제약회사 같은 의료시스템에 환자가 맞춰야 하는 실정입니다. 의료계는 환자를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동물 구충제도 저렴한 비용에 큰 병이 나을 수도 있다는 점이 환자에게는 축복이 될 수 있지만 제약업체는 큰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FDA는 제약업체의 대변인처럼 인체에 허가되지 않은 약물을 복용하지 말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무엇이 스스로를 위한 일인지 환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현명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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