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너무 흔한 음식? 너무 귀한 음식희망편지 25호   발송일: 2019.06.06
과거에 신(申)씨 성을 가진 사람은 장을 담글 수 없었다. 신 씨 성을 가진 사람은 장을 담글 수 없다니 정말 그런 일이 있었을까? 이는 조선조 선조 30년에 정유재란(1597년) 시기에 왕이 국난으로 피난을 갈 때 있었던 유명한 일화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당시 국왕이 피난 갈 곳에 미리 가서 된장을 담글 준비를 하는 사람인 합장사(合醬使)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신 씨 성을 가진 사람이 후보에 올랐다. 그러자 조정 대신들은 신이라는 성이 시어진다는 뜻의 산(酸)과 음이 같아 된장이 시어질 염려가 있다며 신 씨 성을 가진 사람이 합장사로 선임되는 것을 반대했다.
정치나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늘 소란스럽던 조정이 이 합장사를 선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만장일치로 다른 사람을 합장사로 보내기로 결정이 났다고 한다. 된장 담그는 일이야 잘 담그는 사람이 맡으면 될 것 같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음식으로 여겨졌기에 피난을 가는 중차대한 순간에도 이처럼 중요하게 여겨진 금기사항이 있었다.
한민족은 예로부터 '장 잘 담그는 민족'으로 소문났었다. 290년 중국에서 쓰인 《삼국지 위지동이전》을 보면 '고구려인들은 장 담그고 술 빚는 솜씨가 훌륭하다'고 적혀 있다. 장이 그만큼 가치가 있는 식품이어서인지, 조선시대에는 이처럼 장과 관련된 금기 사항이 많았다. 장이 그저 사람이 손으로 담그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덕으로 담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장맛이 변하면 집안이 망할 징조'라고 여겼기에 더욱 그 맛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된장 이외에도 장을 담글 때는 여러 금기사항들이 있었는데 특히 장을 담그는 당사자는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았다. 장을 담그기 며칠 전부터 외출을 삼가야 했고, 말을 아꼈으며 당일에는 목욕재계를 하고 고사를 지냈다. 또 부정을 탈까봐 몸가짐을 조심하며 개를 함부로 꾸짖지 않았다. 이처럼 정성껏 담은 장은 이상이 생길 것을 염려하여 주술적인 노력도 첨가했다. 잡귀의 침범을 막기 위해 장독 안에 숯이나 붉은 고추를 넣었고, 장독에는 새끼줄에 숯과 고추, 창호지를 매달아 금줄을 쳤다. 또 장독 둘레에는 버선 모양으로 잘라낸 창호지를 거꾸로 붙여 장독 주변에 벌레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주술적인 방식은 신앙의 차원을 넘어 철두철미하게 계산된 과학이란 것이 입증되었다. 숯과 고추는 항균, 항취 효과가 있으며, 벌레들이 빛을 내리쬐는 하얀색을 싫어하여 피한다는 것에서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조상 대대로 정성껏 제조하여 먹었던 친숙하고도 귀한 음식이었기에 신라의 신문왕 3년에는 왕비를 맞이할 때 그 폐백 품목의 하나로 장과 시가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즉, 신라 왕실에서 왕자의 혼례 날짜가 정해지면 왕비와 궁녀들은 정혼 성립의 증거로 신부에게 예물을 보내게 되는데 이때 예물 중에 장이 포함되었다는 말이다.
간장 역시 《삼국사기》에서 683년 왕비를 맞을 때 사용되는 납폐 품목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기록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이렇듯 오래 전부터 중시되고 귀히 여겨지던 음식인 장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임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인 체질에 잘 맞는 건강기능 효과까지 더불어 지녔으니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놀라운 된장의 항암효과
된장은 이처럼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건강을 책임져온 음식이자, 현재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통 음식이다. 된장이 이처럼 사랑받는 이유는 한국인 고유의 입맛에 잘 맞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 더욱 자세히 밝혀지고 있는 다양한 건강기능성을 갖춘 음식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된장은 한국인 사망률 1위인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필자는 1992년 최초로 된장의 항암효과를 밝혀냈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0% 자연 발효식품인 우리나라 전통식 된장이 항암효과가 있는 여러 음식 중에서 가장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놀라운 사실도 증명하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된장을 어떻게 제조하느냐에 따라 항암효과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된장의 제조방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된장의 항암효과는 항돌연변이 효과 때문, 일본 된장 미소보다 뛰어나
된장의 항암효과는 된장의 항돌연변이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돌연변이는 유전자나 염색체의 구조 변화에 의해서 나타난다. 세포에서도 돌연변이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세포의 돌연변이 물질이 결국 암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돌연변이 현상을 미리 막는 것은 암 예방 효과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된장이 지닌 항돌연변이 효과는 암을 예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실험에 의하면 생콩은 64%, 삶은 콩은 39%의 돌연변이를 막는 효과를 보인 반면, 된장은 100%의 저해 효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된장은 삶아서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친 제품이기에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어떠한 산물이 항돌연변이 효과를 높이는 데 관련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전통적 된장의 항돌연변이성은 콩으로 제조된 다른 발효식품들(일본된장, 청국장, 상품용 된장)과 비교해 보았을 때도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상품용 된장, 청국장, 일본 된장의 순이었다. (항돌연변이성 높은 순 전통식 된장>상품용 된장>청국장>미소)
이뿐 아니라 항암 실험을 통한 수면연장효과에 대해서도 콩은 수명연장기간이 31.4일이었으며 미소는 40.1일이었다. 그런데 된장은 47.7일로 가장 높은 수명연장 효과를 보였다.
암 예방에 탁월한 숙성 환경
된장의 숙성 기간은 암 예방과 항암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년 숙성된 된장의 항암효과가 가장 높다는 사실이다. 1년 숙성보다는 2년 숙성된 된장이 항암효과가 크다. 2년 숙성된 된장에서는 항돌연변이 활성이 크게 증가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실험한 결과에서도 2년 정도의 숙성 된장이 가장 높은 항암활성을 나타냈다.
아울러 된장 숙성 시 항암효과를 높이려면 된장의 발효 환경도 신경을 써야 한다. 된장은 보통 발효할 때 '숨을 쉰다'라는 표현을 한다. 된장이 숨을 잘 쉬도록 하려면 항아리처럼 숨 쉬는 용기에 담아 발효시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물질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비닐이나 유리 뚜껑으로 덮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환경에서 발효한 된장은 힘과 끈기가 없다. 이물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흰 무명천을 덮고 뙤약볕에 내어 놓아, 시원한 공기와 자주 접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된장으로 음식을 할 때는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하여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가장 흔한 된장찌개를 끓일 때는 한 가지 주의사항을 명심해야 한다. 된장을 부재료가 다 끓은 후 맨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다. 부재료가 모두 익은 후에 된장을 넣되 5분 이상 끓이지 않으면 된장의 항암성분이 파괴되지 않는다는 연구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 10년 전 내 몸으로 되돌리는 장테라피 - 박건영, 왕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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