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나희망편지 18호   발송일: 2019.05.14

“숨을 들이 쉬면 육신이 차분해진다.
숨을 내쉬면 미소가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에 몰두하면
이 순간이 가장 놀라운 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베트남의 승려 틱닉한의 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놀라운 순간이다』 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전체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맞이하기 위한 여행입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나뿐만 아니라 나의 부모와 조상들의 삶 또한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이 순간을 맞이하기 위한 여정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나와 부모의 관계를 파악하고 그래서 내가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을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어머니와의 교감이 일어납니다. 에너지의 교류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태어나 오직 부모에게 의지한 채로 생명을 유지하며 성장하게 되는데 부모는 자식에게 물질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과 마음(心)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렇게 받은 영향이 바로 나 자신의 지금 모습에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보통 부모는 자식에게 사랑으로만 에너지를 주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부모는 자식을 키운다기 보다는 길들이기 위해서 애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성인인 부모는 어리고 연약한 자식에게 호통을 치거나 닦달하는 등 강박함으로써 아이의 에너지를 빼앗습니다. 부모의 의도는 아이를 염려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통제한다 할지라도, 우리의 의식은 부모로부터 통제 받고 상처 받은 기억으로 시작되며,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러한 통제와 상처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느 정도 성장을 하게 되면 사람은 부모와 비슷한 성향을 갖거나, 그 반대 되는 성향을 갖지만 둘 다 좋은 마음가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은 곧 내가 되고 나는 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즉,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성향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인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서로의 에너지를 뺏고, 뺏기는 에너지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며 우리 사회의 시스템 또한 우리를 그렇게 교육시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력감이나 좌절감을 자주 느낍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암의 발생과 치료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이제는 뉴스나 방송에서도 자주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가 암을 유발한다’라는 정도의 이야기는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자주 느끼는 사람에게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라고 얘기해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최초에 갖게 되었던 마음가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암과 투병한다는 일은 인생에 있어서 높은 산을 넘는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암을 진단받고도 담담히 투병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두려움과 절망에 휩싸여서 투병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만약에 후자에 속한 마음을 갖고 있을 때, 어려서부터 쌓아온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변화시킨다면 암과 투병하는 일이 생각한 것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겪은 모든 사건을 되돌아보고 그 사건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이며, 어떤 목적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또한 ‘부모님은 어떻게 살아 왔으며, 내가 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깊은 생각을 해본다면, 지금 갖고있는 절망스러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절망스러운 마음과 에너지를 가지고 저 높은 산을 오를 수는 없으며 그 마으로부터 벗어났을 때에야 비로소 희망이 보입니다.

2006년 개봉한 <천상의 예언>이라는 영화에 나왔던 어떤 신부의 대사가 위에 질문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해답을 제시합니다.

“우리 각자는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 그래서 일단 그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발견하면, 우리 삶은 활기차게 변하게 됩니다. 그 진실이 우리 자신의 본질과 지금 걸어가는 길, 그리고 지금 해야 할 일을 명확히 밝혀주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대사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다른 시각으로 통찰하여 그로 인해 자신의 본질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스스로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며 또 다른 ‘나’라는 존재가 내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나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나’와는 무언가 다른 진실을 담고 있을 것입니다.

투병을 하는 과정은 길고 긴 여정입니다. 아마도 평생에 걸쳐서 가야 할 길일지도 모릅니다. 암으로 인한 시련은 때로는 자신의 본질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로 변하기도 합니다.



월간암 2010년 3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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