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에서희망편지 190호   발송일: 2021.01.12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내가, 내 가족이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많은 이들이 삶에 대해서 힘겨움으로 있음을 반증해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가끔은 도시 밖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일 게다. 자기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부터의 떠남을 가끔은 원하는 것은 아닐까? 무엇인가에서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떠난 자리에서의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은 설렘이기도 하지만 두려움과 낯섦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싶지만, 두려움과 낯섦에 익숙한 길을 쫓아 편안한 길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삶의 여정 중 무엇이 옳고 그름이 있을까. 다만, 나와 다른 것 뿐일 터 내 속의 나를 가끔씩 돌아보며 살 수 있기를 바램해 보는 것이다. 내게 익숙한 이름이 있다. 한 남자의 아내, 세 아이의 엄마. 그 어느 곳을 가더라도 그 이름만으로도 행복한 일일 게다. 가끔은 내 속의 것들이 꿈틀거린다. ‘나는 누구인가?’란 물음이 내게 머물 때면 나를 수식하던 이름들 밖의 또 다른 이름이 나를 일깨우는 것이다. 그 행복만으로도 “나는 진정 행복한가?”하고 말이다.

‘이 뭣고!’라는 화두를 처음 만났던 것은 몇 년 전, 백양사를 둘러보며 들어오는 입구에서 만났던 글귀다. 어설프게 만났던 이 화두는 나의 삶에 많은 전환점을 가져다주었다. 이 물음이 때로는 자신을 깊은 세계로의 꿈을 꾸게 했으며 가장 가까운 나 자신과 가족으로부터 시작하여 아주 먼 나라의, 온 우주의 것들과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던 것이다. 이 물음이 있었기에 다른 이들의 기쁨도 행복도 함께이며, 슬픔도 고통도 그들만의 것이 아님을 내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일전에, 한국 방문 중 깊은 산중에 있는 절을 찾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즐겁게 보내야 할 귀한 휴가 시간을 바쁘게 살았던 도심을 떠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어 ‘이 뭣고!’라는 화두를 들고 ‘참나를 찾아서’라는 주제 아래 모여 마음공부를 하고 있었다. 승가에서의 스님들의 생활을 짧지만 철저하게 느껴보는 그런 체험의 시간이었다. 여행 중이던 나는 그 시간에 함께 참여할 수 있었던 일이 고마움으로 남았다.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다.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기에 더욱더 더불어 사는 삶이 귀한 것임을 깨닫는 일일 게다. 철저히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삶의 존재로서의 감사와 혼자가 아님을 느끼는 또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리라.

삶에 대해 ‘나는 누구인가?’ 물을 수 있는 오늘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혼자 있어 외로운 것이 아님을 많은 군중 속에서의 외로움은 처절하도록 지독한 외로움을 말이다. 하지만, 혼자의 시간 속에서의 고독,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리는 ‘내 깊은 속에서의 또 하나의 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내가 혼자가 아님을 자연과 더불어 내가 너와 만나고 우리가 되어 하나가 될 수 있는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존재 가치를 더욱 깨닫는 것이다. 어찌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것들이 있을까. 저 풀 한 포기에 달린 아침 이슬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의 나를 또 만나는 것이다. 놀라움이고, 경이로움이고 신비이다. 생명은 이토록 아름다운 일이다. 어찌 내가, 내 가족이, 내 주변의 그 어떤 것들이 귀하지 않을까.

삶의 행복이 보이는 것들에 기준이 될 수 없음을 또 깨닫는다. 보이지 않는 속에서의 누림은 말할 수 없이 깊고 깊은 것임을, 넓고 넓은 것임을 또 알아가는 것이다.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모든 일들이 마음 안에 가득함을 알 수 있다면 어찌 천국과 지옥이 따로 있을까. 내 마음 안에서 수없이 미운 사람을 만들고 그 미움이 쌓이면 마음 안에서 얼마를 죽이고 살리고 했던가. 결국, 그 미움의 사람은 살고 내 마음만 상하여 죽는 이는 나였음을 어찌 몰랐을까. 행복은 결국 내 마음 안에 있음을 또 깨닫는다. 나 자신에 대한 생명이 삶이 이토록 감사한 일은 나 혼자만의 생명과 삶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우리가 있는 일이기에 더욱 귀히 여기고 나누며 사는 삶이 귀한 일임을 알아간다.

나를 제대로 볼 수 있어야 남을 볼 수 있는 것이리라.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어찌 내가 다른 이들을 알 수 있겠으며 말할 수 있을까. 남편도, 아내도, 부모도, 자식도 모두가 자신의 존재로서 귀한 일이기에 더더욱 존중하고 귀히 여길 수 있을 때만이 참 행복을 맛보고 누리는 것이리라. 삶의 여정 중에서 남편으로, 아내로, 부모로, 자식으로 만난 ‘인연’만으로도 어찌 감사하지 않을까. 서로 서로에게 이처럼 귀한 마음으로 나눠갈 수 있다면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우리가 행복한 세상’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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