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어떻게 항암제에 저항할까희망편지 168호   발송일: 2020.10.27

항암 화학요법에 대한 암세포의 내성, 세포 돌연변이보다 신분 변화로 가능
암은 항암 화학요법에 내성을 갖는 교묘한 기술이 있고 그런 기술이 오랫동안 지속적인 관해나 완치를 달성하는데 큰 장애가 되었다. 종양은 항암 화학요법 직후에는 줄어들 수 있지만 결국은 다시 커지는 일이 흔하다.

한때 과학자들은 종양에 생기는 독특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그런 약물 내성의 근저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암세포의 융통성을 설명하기 위해 그들은 암세포의 다른, 비유전적인 변화에 갈수록 눈을 돌리고 있다. 예를 들면 암세포가 내성을 나타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의 신분을 바꾸는 것이다. 호르몬 차단요법에 민감한 전립선암 세포는 성장하는데 호르몬이 필요가 없는 세포 유형으로 (신분을 세탁해서) 변모해버리는지도 모른다.

암세포를 밀고나가는 특정한 돌연변이보다 이와 같은 신분 변화는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통해 나타난다. 그런 변화로 인해 단 한 개 종양이 세포의 구성에 있어서 아주 달라질 수가 있다. 바로 이런 이질성이 치료에 어려움을 야기한다. 단 한 개 약물이 아주 많은 상이한 세포 유형에 대해서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슬로언 케터링 연구소와 MIT의 코흐 통합 암 연구소와 브로드 연구소의 클라만 세포 관측소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연구진의 최근 연구는 종양의 그런 이질성은 역으로 추적하면 공통적인 원인인 종양 내의 한 개 세포 아집단의 특징인 현저하게 유연한 세포 상태를 찾을 수 있고 또 그런 이질성이 다른 많은 다양한 유형의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도로 유연한 세포 상태가 종양에서 나타나는 이질성의 대부분의 출발점이라고 슬로언 케터링 연구소의 암 생물학 및 유전학 프로그램의 보조 회원으로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토오마스 타멜라가 말했다.

타멜라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건 마치 많은 길이 만나는 복잡한 교차점과 같다. 세포가 신분에 따라 자리를 잡고 싶은 곳이 어디든지 간에, 세포는 이런 세포 상태를 거쳐야만 한다.” 이런 세포 상태가 종양에 나타나는 세포 이질성을 거의 모두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것이 잠재적인 요법의 매력적인 표적물이 된다.

연구진이 조사해본 특별한 종양은 생쥐에서 자라는 폐암 종양들이었다. 타멜라의 실험실에서 연구원으로 이번 논문의 주저자 중 1명인 제이슨 찬은 이런 이상한 세포 상태를 발견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고도로 유연한 세포 상태 - 종양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타나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고도로 유연한 세포 상태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보았을 때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인지를 몰랐다. 그건 (암 세포가 생기게 되는) 정상적인 폐 세포 같아 보이지도 않았고, 폐암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그 세포는 배아 생식엽 줄기세포와 연골 줄기세포와 심지어 신장 세포를 모두 혼합한 특징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그의 동료들은 자신들이 조사한 모든 종양에서 이와 같은 이상한 세포들을 발견했고 이는 그런 세포들이 생물학적으로 무언가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단일 세포 RNA 염기서열 분석(scRNA-Seq)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실험실 기법을 활용해서 이러한 고도로 유연한 세포들을 식별해냈다. 이 기법은 연구진이 개별적인 세포의 유전자 발현 프로필을 순간적으로 촬영할 수 있게 해주어서 어떤 유전자가 켜지거나 꺼지는지를 알 수가 있다.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성장하는 종양들에 대해 단일 세포 RNA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하면 종양의 진화 과정에서 언제, 어떻게 상이한 유형의 세포들이 나타나는지를 지켜볼 수 있다. 그런 데이터를 이용해서 연구진은 어떤 세포로부터 어떤 다른 세포가 생기는지를 표시한 일종의 지도를 작성할 수가 있었다.

타멜라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지도는 주요 간선도로와 작은 비포장도로들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확인한 고도로 유연한 세포 상태는 지도의 바로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그곳으로 들어오는 길이 많이 있고 나가는 길은 훨씬 더 많다. 이 고도로 유연한 세포 상태는 종양의 진화에서 시종일관 나타났고 종양의 성장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되었다.” 실제로 타멜라는 그것이 우리가 모든 종양에서 발견한 유일한 세포 상태라고 말했다.

유연성이란 어떤 세포가 다른 신분을 갖는 다른 세포들이 생기도록 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그런 유연성은 줄기세포의 잘 알려진 특징이다. 줄기세포는 배아 발생과 조직 수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고도로 유연한 세포, 암 치료제 내성의 원인 해결할 가능성 제시
많은 과학자들은 암이 특정한 암 줄기세포로부터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타멜라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이 고도로 유연한 세포들이 줄기세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이 고도로 유연한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 지문을 정상적인 줄기세포나 알려진 암 줄기세포와 비교해보니 지문들이 전혀 들어맞지 않았고, 지문들이 완전히 달랐다고 타멜라는 말했다. 또 줄기세포와는 달리, 그들은 종양이 성장을 시작할 때에는 없고 그 이후에야 나타난다.

이전의 많은 연구는 있음직한 “내성 돌연변이”, 즉 암 치료제의 효능에 저항하는 종양의 능력을 설명하는 유전자 변화를 찾았었다. 돌연변이가 몇 개 발견되었지만 여전히 내성의 근거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가 그런 미스터리를 해결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우리의 모델이 왜 어떤 암세포들은 치료법에 내성이 있지만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내성에 대해 유전적 근거가 없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줄 수가 있을 것이라고 찬 박사는 말했다.

중요한 것은 종양에 있는 모든 세포가 적응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더 유연하고 더 융통성이 있는 한 개 암세포 아집단만 적응을 하는 것이다. 항암 화학요법 약물들을 이런 고도로 유연한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약물과 병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것을 막고 더 오래 지속하는 관해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연구진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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