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몸을 지배한다희망편지 142호   발송일: 2020.07.23
어렸을 적 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우리 어머니는 무릎에 나를 눕히시고는 "내 손이 약손이다." 하시며 따뜻한 손으로 내 배를 어루만져 주셨다. 어머니 손에 약이 묻어 있었던지, 어느새 배 아프던 것이 슬그머니 사라졌고, 이내 어머니 무릎에서 스르르 잠이 들곤 했던 것이 기억난다. 우리 애들도 종종 배가 아프다고 했는데, 아버지가 의사라고 엄마한테는 안가고 늘 나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나는 애들 배를 대충 꾹꾹 눌러보고, 열이 있나 없나 확인하고는 타이레놀이나 먹으라고 돌려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어머니는 나보다 훨씬 훌륭한 의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과 정성을 안타까움과 함께 주셔서 약 없이도 내 아픈 배를 치료하셨기 때문이다.
위약효과 (Placebo effect)라는 말이 있다. 환자에게 약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밀가루나 설탕 등을 약 모양으로 만들어서 주었을 때, 약 성분이 전혀 없는 위약이 약과 같은 치료 효과를 내는 것을 '위약효과'라 한다. Placebo라는 단어는 라틴어로서 '내가 즐거워지겠다. ( I shall please.)'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위약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모르나, 치료 과정 중 '믿음'이라는 도구를 통해 나타나는 심리적 보상작용이라고 생각되고(the psychological theory), 또한 환자에 대한 관심, 애정, 보살핌이 환자를 격려하고 희망을 주어, 이것이 신체적 반응을 자극하여 치유를 촉진시킨다고 생각된다(the process-of-treatment theory).
이와 반대로 위약 효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나서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을 Nocebo effect라고 하는데, nocebo는 라틴어로 'l shall harm', 즉 '내가 해롭게 되겠다'라는 뜻이다. 이는 어떤 약효 성분이 없는 위약을 먹을 때, 심리 상태에 따라 몸에 해롭게 작용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좋은 영향을 주는 placebo effect나 나쁜 영향을 주는 nocebo effect나 모두 심리적인 반응이 우리 몸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해준다.
심리학 용어 중에 Voodoo death라는 말이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 생리학 주임교수이던 Walter Cannon(1871-1945)이 1942년에 처음 명명했다. 그는 마음의 상태가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와 관찰을 하여서 생리심리학의 선구자가 되었다. 아프리카의 원시 부족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샤머니즘적인 주술적 종교 행위를 'Voodooism'이라 부른다. 'Voodoo'란 단어는 영혼을 의미하는 서아프리카 단어인 'vodun'에서 나왔다. 자연 세계를 공경하도록 가르치는 Voodooism의 종교적 행위를 통해, 그들은 질병을 치유하려고 한다. 이 Voodooism도 어찌 보면 Placebo effect라고 할 수 있다.
부족의 구성원 중에 어떤 사람이 종교적, 윤리적으로 그 부족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족장이나 권위 있는 사제가 '너는 죽을 것'이라고 그 사람을 저주한다. 그리고 '고무나무를 엮어 네 형상을 만들어, 뾰족한 나뭇가지로 찌른 후 불 속에 던져 넣었다.'고 이야기 해준다. 그 후 몇 주가 지나지 않아, 그 젊고 건장한 원주민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만다.
이 Voodoo death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Dr. Walter Cannon은 심리적 자극이 육체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였다. 많은 연구 끝에 인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기전은 분노와 두려움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분노나 증오가 있을 때 사람들의 마음은 그에 대항해서 투쟁하고 싸우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또 극심한 두려움이 있을 때 그것으로 부터 도피하려는 방향으로 마음이 흘러간다.
이러한 심리 기전을 바탕으로 그는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마음의 흐름을 'fight-or-flight response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이라고 명명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투쟁 혹은 도피반응을 보일 때, 신체는 카테콜라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이 스트레스에 맞서 싸울 수 있게 하거나 도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적개심이나 분노 그리고 극심한 두려움이 엄습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최악의 경우 혈관이 수축하여 혈압이 증가하고, 혈액 응고가 촉진되며, 관상동맥이 폐색되거나, 부정맥으로 사망할 수 있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예의 아프리카 원주민들에게서 보이는 Voodoo death는 극심한 두려움에 대해 우리 육체가 반응하는 극명한 스트레스 반응인 것이다.
우리는 기쁜 소식을 들을 때 힘이 나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종종 경험한다. 반대로 나쁜 소식을 들을 때는 힘이 빠지고 몸이 무거워진다. 마음에 따른 몸의 변화이다. 마음은 몸보다 상위 명령 기관이기 때문에 마음에 따라 몸이 반응한다. 마음이 몸을 지배하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말기 암환자의 1%는 예상과 달리 깨끗하게 나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상하기로는 수개월 내에 사망해야 하는데, 깨끗하게 나아서 건강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들을 관찰해 보면 모두 낙천적인 생각을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산다는 것이다. 두려움과 원망, 자포자기하는 마음이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되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 암으로부터 해방되고 건강을 되찾는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사실 건강하던 사람도 암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낙심이 되고 마음이 자포자기가 되어서 내가 죽겠구나만 생각하면 그 생각을 따라서 죽게 되고,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내가 살 것이다, 내가 건강해질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긍정적이고 밝게 사는 사람은 그 마음을 따라 건강을 되찾게 되는 것을 주위에서 볼 수 있다.
현대 의학이 많이 발전해서 삶의 질도 향상이 되었고, 기대 수명도 증가 되었다. 그러나 무수한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많은 한계와 벽에 부딪힌다. 우리 옆에 있는 수많은 만성질환이나 암과 같은 질병에 대해서는 딱히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달리 방법이 없으니 현재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치료법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현대 의학의 맹점은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보려하고, 몸 전체를 보지 않고 자꾸 지엽적이고 국소적인 병소만을 보는 것이다. 몸과 마음은 떼려야 뗄 수 없고 함께 연결되어 있다. 몸만 치료하려고 해서는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을 돌아봐야 한다. 내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가. 감사함이 있는가 아니면 분노와 원망이 있는가. 소망이 있는가 아니면 좌절과 패배가 있는가.
어렵고 힘든 상황이 찾아올 때 좌절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다 들어지는 보편적인 생각이다. 그 상황에서 내 눈에 보이는 형편에 빠지지 않고 마음을 돌이켜서 소망의 눈으로 밝은 미래를 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망을 가지는 것 또한 마음의 눈을 바꾸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망을 가지고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은 그 어떤 약보다도 가장 강력한 보약이요 항암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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