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벌이고 있는 싸움희망편지 140호   발송일: 2020.07.16
지구에 최초의 세포가 언제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을 것입니다. 최초의 세포는 스스로 분열하면서 여러 생물의 기원이 되었고 세포의 출현과 함께 바이러스도 같이 생겼습니다. 오랫동안 정체를 알 수 없는 세포와 바이러스는 서로 숙주와 기생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생명체의 진화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지구상에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아마도 여러 종류의 생명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돌연변이를 하지만 세포 속에 기생하면서 세포 자체의 돌연변이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바이러스는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이 많아 보이지만 세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바이러스 없이 세포 자체가 발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람이나 동물은 바이러스 때문에 알 수 없는 병이 생기고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 바이러스 때문에 치른 대가는 너무나 크기 때문에 역사에서 배운 교훈이 하나의 트라우마로 작용하여 전염병이 창궐하면 극단적인 공포와 마주합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바이러스나 세균 때문에 생기는 많은 전염병은 줄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두려운 수두, 천연두, 홍역 등의 병은 이미 희귀병이 되었으며 설령 그러한 병에 걸린다 해도 치료약이 발달하여 큰 위험 없이 지나갑니다. 의학의 발전 덕분입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변종이 생겨나고 어떤 것들은 치명적이고 발 빠른 대처가 불가능하게 만들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합니다. 반대로 유익한 역할을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세포 속에 기생하는 성질을 이용해서 암세포에 주입하여 암을 사라지게 만드는 원리입니다.
안전은 인류가 지금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지키려 했습니다. 인류는 몸집이 작지만 지능을 이용해 덩치 큰 동물들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대규모 인구에 필요한 식량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집을 만들어 야생에서 생기는 여러 위험을 막을 수 있게 되었고 근대에 접어들어 과학의 발전은 그 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수많은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서로를 해치던 전쟁도 잦아들어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쟁의 위협도 사라졌습니다. 집과 음식과 자연이 주는 피해, 그리고 전쟁의 위협을 극복했으므로 지금 우리는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존재들에 대해서는 우리의 대처 능력이 아직 미흡합니다. 이번 중국의 우한지역에서 발생한 전염병의 경우처럼 야생 동물에 작용하던 바이러스가 어느 날 사람에게 스며들어 전염성을 갖습니다. 전염병은 대도시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중국 전역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수백만 명의 확진자가 생겼으며 그 중에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생겼습니다. 더구나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도 전염되어 희생되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안타까운 사상자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사실 바이러스 자체도 무섭지만 전염성이 강한 상황에서 생기는 공포심은 우리를 더욱 두렵게 만듭니다.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서로를 깨물어 전염시키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공포심을 최대한 살리며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 그러한 설정을 했을 터이지만 만약 영화 속 내용이 현실이 된다면 인류가 쌓아놓은 안전장치들은 한 순간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안전이 파괴되면 우리는 진짜 좀비는 아니지만 좀비처럼 행동할 수 있습니다. 극도의 공포심에서 나오는 생존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성을 상실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합니다.
간혹 외신 매체를 보면 이성을 잃은 시민들이 약탈과 방화를 저지르며 도시를 황폐화시키는 장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안전이 무너진 상태에서 극도의 공포심을 갖고 폭력적이 됩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전염병도 두렵지만 더 두려운 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조용히 잠자고 있던 공포심이 깨어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안전과 편안함이 보장될 때 우리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으며 착한 본성을 가지고 세상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거리를 나가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편한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기라도 하지만 볼 수도 없는 바이러스를 막으려 불편을 감수합니다. 이제 마스크는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은 피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유럽에서는 동양인을 비하하는 것을 넘어서 전염병의 온상인양 편견을 갖고 대한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모든 사람이 이런 식의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이 파괴되고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우리의 마음속에는 알게 모르게 벽이 생기고 그 벽은 점점 더 높아지고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마음의 벽은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으며 우리가 싸워야할 대상입니다. 다른 사람을 혐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픈 사람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암과 투병하는 분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병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싫어합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행여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의 병을 비밀로 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연민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대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간성을 잃어 버리는 순간 우리는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없습니다. 아픈 사람에게 연민을 갖고 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성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는 바로 우리의 내면 속에 있는 심성이며 지구적으로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는 우리의 심성을 시험하기 위해서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 번 사태에서 세계적인 모범 국가가 되었다는 외신을 접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는 인간성이 풍부한 사회라는 것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그저 빨리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는 자포자기의 상황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무사히 이번 사태를 현명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하여 다시 꿈에 그리던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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